

행복의 과정일 뿐이에요.


17 · Female · Japan · 150 · 41.2 · 0101 · Rh-AB
초고교급
과학자
나나미 코네코
★★★★★
✣ 성격 ✣
분열성 인격장애 (分裂性人格障碍, Schizoid personality disorder, SPD, SzPD) 란, 대인관계 및 사회활동에 대한 흥미가 없으며, 고독한 생활과 폐쇄적이고 차가운 감정을 보이는 인격 장애를 말한다. 주로 아동기 말이나 청소년기즈음부터 특징이 나타나 사회적 관계를 맺기 어려워진다.
Nanami
나나미 코네코
/ 분열성 인격장애,무감각. 솔직히 말하자면, 9살의 코네코는 자신에게 '분열성 인격장애'라는 판정을 내린 의사가 형편 없다고 생각했다. 그 시절의 코네코는 자신이 들어온 천재 소리에 맞게 행동하는 아이였으므로, 당연히 그 의사의 판정을 형편 없다고 생각하고 잘못 됐다고 속으로 매도하는 것은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그녀는 분열성 인격장애에 대한 내용을 이미 책으로 읽어 알고 있었는데, 스스로가 생각하기에 그것과 자신은 전혀 상관 없다고 여겼기 때문에, 그 때부터 지금까지 쭉, 분열성 인격장애라는 것을 지우고 살아왔다. 솔직히 사회활동에 대한 흥미가 없는 건 맞았으나, 대인관계에는 호기심이 있으며, 고독한 생활을 즐기는 편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 대신에 코네코가 내 건 것은 '무감각'이었는데, 정말 그 이름에 걸맞게, 코네코는 남들과 대화 할 때나 무언가를 할 때, 아무런 감정도 느끼지 못했다. 그녀 스스로가 정의 내린 무감정이란 것은 그 의사의 판정보다 훨씬 복잡하게 되어있었는데, 흥미와 선의, 편안함을 느끼면서도 그에 대한 감정은 느껴지지 않았고, 우스운 이야기가 나오면 같이 웃으면서도 자신이 왜 웃는 것인지 느껴지지 않았다. 이러한 무감각은 그녀의 존재를 크게 관통하는 것이 되어, 코네코는 그 어떤 일을 할 때에도 자잘한 감정을 느끼지 못했다. 하지만 자신에게 좋은 사람으로 판단 되는 인물은 '아끼는' 이라는 분류에 넣거나 그 반대의 경우에는 반대의 분류에 넣는 둥, 그녀가 가지고 있는 인간관계와 아끼는 사람들에게 베푸는 호의와 선의는 꾸밈 없는 진실이다.
✣ 특징 ✣
나는 신이 세상을 어떻게 만들었는지 알고 싶다. 이러저러한 현상이나, 이러저러한 원소의 스펙트럼에는 관심이 없다. 다만 그의 생각을 알고 싶다. 나머지는 세부적인 것에 불과하다. _ Albert Einstein
koneko
트리거 워닝 : 가정폭력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나나미 코네코는 평범한 사람이었다. 그녀가 가진 천재성과, 성격, 그리고 모친을 제외한다면.
나나미 코네코의 모친은 한 때 잘나가는 물리학자였는데, 코네코의 부친과 결혼하고 나서는 꿈에 그리던 사랑이라며 그 일을 그만뒀다. 그 과정에서 그녀가 간과한 것은 두 가지인데, 첫 번째는 그녀가 본인의 생각보다 본인의 일을 더 강박적으로 좋아한다는 것이었고, 두 번째는 그 꿈에 그리던 사랑의 짝이 그리 좋은 사람은 아니었다는 것이었다. 그녀는 생각보다 무미건조하고, 때때로는 혐오감까지 느껴지는 결혼 생활에 날이 갈수록 스트레스가 쌓여갔다.
매일 밤마다 싸우는 소리가 들리고, 뭔가 부숴지고…. 코네코의 오빠와 코네코 본인은 그야말로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는 신세였는데, 어느쪽이 참지 못한 것인지, 남애의 부모는 끝끝내 이혼을 선택했다. 부친 되는 자는 그의 자식들에게 그다지 미련이 없었을 뿐더러, 반대로 모친 쪽은 자신의 자식이라면 정말 문자 그대로 끔찍하게 아꼈으므로, 당연히 양육권은 모친 쪽으로 넘어갔다. 그것이 남매의 나이가 각각 8살, 12살 되던 해에 일어난 일이었다.
애초부터 코네코에게 있던 불편함이라고는 두 사람이 워낙 시끄럽게 구는 탓에 책을 못 읽는다는 것 뿐이라 그다지 큰 감흥은 없었는데, 그녀의 오빠에게는 굉장히 기쁜 소식으로 다가왔다. 이러한 가정사 때문에 어렸을 때부터 오빠의 손길을 많이 탄 코네코는 오빠를 곧 잘 따랐고, 둘은 항상 붙어다녔다. 그녀는 그것을 무감각하게 느껴지면서도 자신의 오빠가 좋은 사람이라고 막연하게 생각했다.
부모의 이혼은 나나미 남매에게 정말 아주 잠깐 동안의 평화를 주었다. 하지만 일도, 사랑도 잃은 모친의 상태는 기하급수적으로 악화되어갔고, 그 영향은 남매에게까지 손을 뻗어 날이면 날마다 둘을 괴롭혔다. 어떤 날은 남매를 환하게 웃으며 반기기도 했고, 또 어떤 날은 소리를 지르고 밀쳐대기도 했다. 특히나 자신의 일을 잃은 코네코의 모친은, 주변으로부터 영특하다는 말을 듣고 자라며 어린 나이임에도 성인 수준의 지식을 포용할 수 있었던 자신의 딸에 열등감마저 느끼기 시작했다. 그런 이유로 코네코는 학교에도 가지 못했으며, 집에 있는 책들도 모친이 전부 태워버렸다.
모친의 괴롭힘은 코네코 쪽이 유난히 심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녀가 놀라울 정도로 평온한 것을 깨달은 모친은, 코네코가 9살이 되던 해에 그녀를 데리고 병원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비록 그녀 본인은 인정하지 않은 병명이었지만, 어쨌든 간에 그 의사가 내린 판정은 그녀의 모친을 기쁘게 했다. 완벽하고 천재인 딸의 유일한 결점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그 까닭이었다. 다만, 코네코 본인은 딱히 결점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을 뿐더러, 사실 그 시기 쯤 되니 제 아무리 명석한 머리를 굴려도 모친의 생각을 이해하기 어려웠다.
그리고, 코네코의 삶에 큰 파장을 일으킨 사건이 벌어졌다. 모친이 잠깐 어디론가 가버린 사이, 읽을 책이 있나 모친의 방을 둘러보던 그녀는 한 파일을 발견했다. 모친이 유명한 물리학자였던 시절, 최선을 다해 연구 했으나 끝끝내 실험의 답을 얻어내지 못한 프로젝트의 자료가 모아져있던 파일이었다. 그것을 쭉 한 번 훑어본 그녀는, 그 바로 앞에 있던 커다란 칠판에 그 실험의 답과 그 풀이를 분필로 거침 없이 적어냈다. 그것이 모든 것의 시발점이었다. 때마침 집에 들어온 모친은,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자마자 자신이 끝끝내 풀어내지 못했던 프로젝트의 답과, 그 답을 적은 10살짜리 꼬마를 마주했다.
그녀의 모친이 평소에 소리를 지르거나, 밀치거나, 손으로 어딘가를 친 적은 꽤 있었으나, 그런 얼굴로 우는 모습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화가 났으면서도, 뭔가 슬퍼보이기도 하고, 절망에 빠진 것 같은 그 얼굴은 아무것도 느끼지 못한다고 스스로를 진단한 그녀에게 있어서 무언가 행복이라는 단어를 떠올릴만한 감정을 느끼게 했다. 그녀에게 있어서 그것은 절대 잊지 못할, 처음의 감정이었으므로, 사전의 의미와 다르다는 것을 알았지만 그 얼굴을 행복이라는 단어로 정의 내리기로 했다.
그녀의 오빠는 중학교 2학년 여름이 되자 집을 나갔다. 코네코에게 같이 가자고 제안을 했었지만, 이성적으로 판단 했을 때 짐이 될 것 같다는 생각에 코네코는 그저 집에 남기로 했다. 그 일이 있던 후로 모친은 마치 이 집에 존재하지 않는 것 처럼 잠잠하게 지냈고, 그녀 또한 집에 흐르는 침묵을 방해할 생각은 없었기 때문에 이런 저런 책을 빌려다가 공부하며 꽤 한적한 시간을 보냈다. 문제점이라고는 먹을 것과 입을 것 뿐이었는데, 어린 코네코를 혼자 집에 두고 온 그녀의 오빠가 끝끝내 중학교 2학년 겨울에 다시 집을 찾았을 때는 코네코 본인이 생각 했던 것 보다 자신의 상태가 꽤 심각했다고 한다. 사실 그 때의 코네코는 자신의 몸상태가 어쨌든간에, 자신을 끌어안고 울며 미안하다고 말하는 오빠의 표정과 자신이 정의한 행복이라는 단어를 대조해보며 그녀는 썩 나쁘지 않은 기분을 느꼈을 뿐이었다.

